전체 글 109

아일랜드 어학 연수

아일랜드 어학 연수 LANGUAGE STUDENTS IN IRELAND 픽션 / Fiction 넌 항상 내가 모르는 ‘호우스’라는 바닷가에 가서, 내가 모르는 친구들과 즐겁게 지낸 이야기를 나에게 하곤 했다. 더블린에서 항상 독서에 몰두해 있던 나는 너의 그 말소리를 듣고 때론 그자리에 있는 나를 상상하고, 때론 그 바닷가로 갔다 오는 너와 너의 친구들을 상상했다.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영어로 글쓰는 실력과 기법을 익히기 위해 아일랜드에 온 것이었고, 나에게는 놀러다닐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다. 더블린 가운데를 흐르는 리피강변도 가끔만 책 너머로 넘겨보았다. 가끔 너는 내가 모르는 그 친구들과 어학원 라운지에서 텔레비전을 보곤 했다. 네가 얘기해준 바로는 너희들이 보는 것들은 주로 인기 영화 DVD들로,..

현실 우화

내가 완성한 소설 ‘현실 우화’ 픽션 / Fiction, Uncategorized 텔레비전을 보다가 내 친구 장주는 재미있는 아이입니다. 큰 키에 색다른, 눈물을 품은 눈을 가졌어요. 지난 여름방학 끝나고 와글와글 교실에서 장주가 따라오라 손짓하더니 교실 뒷켠에서 얘기를 해 주었어요. “나, 저번 여름에 텔레비전 보다가 특별한 사건을 겪었어!” 사건, 이라는 말에 당황했지만 곧 장주에게 캐물었어요. 다음은 장주의 이야기였습니다. 텔레비전에서 장주는 집에서 텔레비전으로 혼자 리모콘을 이리저리 조종하며 아무거나 골라 보고 있었대요. 무심코 몰입하게 된 인도 방송사의 다큐멘터리! 이 다큐멘터리에는 인더스 문명이라면서 ‘모헨조다로‘나 ‘하라파‘라는 도시들이 나온다는 거예요. 모헨조다로는 오래된 도시인데 온통 흙..

소꿉놀이와 6.25

소꿉놀이와 6.25 픽션 / Fiction, Uncategorized 서울 1950년 한강다리 옆 가난한 산동네 골목에서 소꼽놀이하던 여자애들은 6.25가 나고 한강다리가 폭파되는 것(6월 28일)을 목격한다. 진혜 순이 성아 막이 오르면 무대 배경에는 1950년 당시 강북을 바라보는 한강 다리의 전경이 그림자 실루엣처럼 뜨고 순이, 성아 이 어린 국민학교 아이들이 사금파리를 갖고 무대 중앙에서 모여 고개 숙이고 놀고 있다. 진혜가 등장한다. 진혜: (다급히) 얘들아 우리 오빠가 아까 새벽에 라디오를 들었는데, 북한군이 38선 넘어왔대! 순이, 성아: 뭐야? 북한이 왜 넘어와? 진혜: 라디오에서는 우리 나라 침략해 먹으려고 그랬대! 갑자기 쿠릉쿠릉 소리가 들려온다 성아: 진혜야 순이야 저 소리 들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