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Reviews

내 주변의 음악 이야기 / MUSIC IN MY SURROUNDINGS

Nowinlove 2020. 12. 12. 16:57

음악 / Music, 음악비평 / Music Review

1. 차은주 3집 – 친구의 맑은 음성

차은주라는 분은 낯선 사람들에서 활동한, 오랜 음악인이다. 이 분의 3집 앨범 자켓은 나무그림과 사진이 하나로 합쳐져, 색감이 동화처럼 단순하고 상큼한 일러스트 같은 느낌을 준다. 리메이크곡 두곡을 빼고 일곱곡 정도의 정통적이고 전통적인 가락은 멜로디가 되어 허공에서 울리고 서서히 그 여운이 사라진다. 가사는 또 곡과 어울리게, 친구를 향한 우정의 엑기스, 좋은 음악을 만난다는 기쁨의 엑기스, 이런 엑기스같은 가사가 많다. 결과적으로 듣기 좋으면서도 항상 한 걸음 더 들어갈 채비가 되어 있는 음악적으로 두근대는 앨범이다. 끝으로, 이 분의 목소리. 이 분의 연배가 어떠신지 나는 잘 모르지만 (음악과 별로 상관없는 것 같아 알아볼 생각도 안 했지만 궁금하기도 하다) 나른한 20대 여대생이 읊조리는 그런 상큼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친구가 있다면 내 삶뿐만 아니라 음악이라는 과목 자체도 좋아질 것 같다.

 

2. 김형중 4집

이오스 이후 가장 완성도 높은 앨범으로, 자랑스러워할 만한 앨범임에는 틀림이 없다. 김형중 님이 아쉬워하는 <오늘의 운세> 또한 유인력, 또는 흡인력이 강한 매끄러운 발라드 곡이고. 적당히 경쾌한 트랙들을 섞어놓아 끝까지 듣는 데 질리지 않는다. 강한 작곡가진을 겸비하여 음악적으로 우수하다 여길 수 있는 역작이라고 생각한다. 편곡도 다채롭고 아름답다.

 

3. 유영석 소품집

푸른하늘의 음악과 유영석 님 라디오 프로그램에 한창 빠져 있을 때 동네 음반가게에서 발견한 보물이었다. 제목에 쓰인 말의 취사선택과, 화음, 피아노를 대신한 악기 등 음악적 장치의 선택이 예쁘게 돋보이는 그야말로 자그마한 소품집. 보석가루를 당기는 자석처럼, 아름다운 파스텔톤 총천연색 사진처럼 유영석 님의 음악도, 그 정서도…

 

4. 한동준 ‘그대가 이 세상에 있는 것만으로’라는 곡.

한동준이란 분은 정말 좋은 노래로 나에게 위안을 주고 깨달음을 주신 사람이다.

하나옴니버스. 좋은 노래 하면 하나옴니버스 가 나의 첫 인상. 하나옴니버스에 곡을 내놓은 분, 한동준.

이 노래는 특히 고적하고도 아름다운 소년 내지 젊은이의 마음을 노래하고 있다.

가사에 맞추어 곡도 고적하다. 사랑의 아픔을 경험하고, 외로움의 끝을 가본 주인공의 이야기. 곡은 정말 그에 맞게 아픔과 기쁨과 조금더 성숙한 상태에 다다르게 한다. 그대가 이 세상에 있는 것만으로 내겐 기쁨을 준다고 하는. 히트한 뒷노래가 ‘너를 사랑해’ 아니었으면 난 노래하는 한동준을 조금 다르게 기억했을지도 모르겠다.

 

5. 낯선 사람들 ‘두려운 행운’

이 노래는 정말 극적인 노래다. 극적인 가사에 모멘텀을 몇번이고 주는 음표들. 그리고 적당히 두근대는 획기적인 비트.

착한 사람의 노래이기도 하다. 가사를 보라. ‘뒷줄로 돌아가 또다시 받아낸 부활절 달걀 같은 기횐걸.’ 이런 순수함이 많이 그리운 지금이다. 아 좋아-

 

6.

송홍섭 ‘당신을 위한 우리 모두의 노래’

이 노래는 나으 청소년기 라디오에서 종종 들어서, 방송국 라디오 부서 내에 팬이 있나? 싶었던 것 같다. 그만큼 자주 나온 어떤 기간이 있었던 것 같다.

차분한 비트에 기타가 퉁퉁대고. 안타까운 듯한 노랫소리, 누굴 온 감각에서 지켜주겠노라 하는 노랫소리. 눈물겹다. 느린 비트에 맞춘 노래가 맛깔나고 드라마틱하지만, 가사를 포함해 전체적으로는 참 느낌이 아련하다. 듣는 도중 꼭 한번은 따라 불러보고 싶어진다는..? 좋아요~

 

7. 정원영 ‘강남 어린이’.

이 노래가 실린 앨범은 이분 유학 후에 돌아오셔서 처음 내신 앨범이라고 알고 있다. (아닌가? 확실하진 않다)

그리고 장필순 님이 이 노래 보컬 하신 것이 너무 고맙다. 제목부터 너무 좋잖아. 제목도 가사도 향수를 끊임없이 자극하고. 고요한 백그라운드 악기에 양재천처럼 솔도레시도 흐르는 어슴푸레한 멜로디. 조동익 님의 ‘엄마와 성당에’와 헷갈리는데, 왜 헷갈리는지 잘 모르겠다. 역시 느린 리듬과 멜로디의 톤과 가사의 색깔 때문인가? 그러나 잦아들지 않고 빛난다.

 

8. 부활의 소나기.

“시작하는 듯 끝이 나버린 소설속에 … 많이도 적셨네.” 외로운 가사. 하지만 듣는 우리가 있어서 울림이 더해지는, 듣는 사람의 머리와 마음 속에 가만히 젖어드는 그런 노래인 것 같다. 멜로디도, 톤도 정말 적당함을 지나쳐서 많이도 아름답다. 가만가만히.. 인생을 가르쳐 주는 형님 또는 오라버니의 노래.. 좋다.

 

9. 조동익 ‘엄마와 성당에’

성당을 조용하고 평화로운 곳으로 상상하게 만든 가요.

이 곡이 사람이라면 아주 꼬옥 안고 뺨을 부비부비 하고 싶다.

이쁜아기야~ 하고.

 

10. 프린스의 퍼플 레인.

프린스의 유창한 발음으로 빠른 가사가 읊어지는, 보랏빛 비가 막 무대위로 쏟아져내리는 듯한 딱 그 느낌.. 정말 대단하다. 프린스는 이 노래로 나에게는 최고로 자리잡았다. 약간 느낌이 코믹한 목소리로 하는 가창이긴 하지만 이 노래에서는 정말 그의 목소리가 통했다. ‘열정’, 혹은 ‘정열’이란 이름으로. 긴 러닝타임 속에서 그의 모든 것을 향유할 수 있는, 그리고 편안히 그리고 순수하게 그 정서에 젖어들 수 있는 열정적인 노래.

 

11. 이오공감 앨범.

중학생활에 익숙해지면서 한 카셋테이프를 샀다.

멋진 자켓에 사랑의 시작부터 이별까지, 스스로에 대한 고민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양한 느낌으로 정말 감성적으로 담아낸 앨범!

이승환님, 오태호님 서로 너무 잘어울린것만 같아 흐뭇했던 앨범.

꽃한송이 바치고픈 발라드 앨범이다.

오태호님은 지금 뭐 하고 계실까? 정말 재능있는 분이고 편안한 목소리에.

특히 ‘한사람을 위한 마음’ 아직도 가사와 노래가락이 생각난다. ‘잃어버린 건 나’도, 정말 공감이 되었는데..

나도 이런 앨범을 제작하는 주인공이 되고 싶다. 만들면서 고생 많이 한다 해도, 정말 두고두고 잊히지 않는, 청취자에게 선물같은 그런 앨범..! 제작만 해도 나는 자유롭게 ‘주인공’이 될 텐데.

 

12. 아침. ‘사랑했던 기억으로’

요즘은 활동하지 않고 계시는 분들이다.

학창시절 얼마나 신나게 들었던지.

드라마틱한 곡의 흐름에 조그맣고 사랑스런 가사. 언제라도 박수칠 준비가 되어 있다 난.

나, 그대 사랑했던 기억으로, 이제 그대 모습 볼 수 없어도,

그대의 눈빛과 맑은 웃음 속에서 아픔이라 말하지 않을거야.

아우, 너무 좋잖아.

 

13. 패닉 ‘숨은그림찾기’

이 노래는 패닉에 대한 나의 관심이 콘서트 하나 갔다오고서 사그라들때쯤 마실다니던 동호회에서 나의 눈을 사로잡은 글의 주인공이다. 적님 곡 답게 호소력 있는 멜로디, 호소력 있는 보컬, 긴박감 있는 비트가 매력 있지만, 그 글이 가리킨 것은 가사였다. 시 같지만 김지하나 고은처럼 광장에 나와서 말하고 있는 듯한, 그런데 그 광장에는 젊은이들이 많이 있어서 환호도 하고 그러는, 그런 자리를 스스로 찾아 가만히 앉은 가사. 내가 본 글을 쓴 아이도 그런 점이 눈에 띄었는지도 모른다. 여하간 그 눈에 띈 가사에 나도 조금은 감동 먹은 건 분명했다. 그래서 다시 들었고, 나으 패닉 아니 이적 팬덤 2막이 시작되었더라는.

 

14. 데이지의 여울목.

이 노래는 기억이 잘 안나는데, 중간에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가 아주 청명해서 나른해지다가도 깰 정도였다.

꼭 다시 들어보고 싶다. 이 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