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란드 선생님이 칠판 이편에서 고함을 쳤다. “어이, 들어오거나 나오거나 해! 거기 서 있지 말고, 빌어먹을 시원찮은 이 보부상 녀석아. 바람 들어올라!”
시원찮은 보부상은 살금살금 들어와서 문을 재빨리 닫았다. 보니까 2학년의 올본이었다. 올본이 말했다.
“실례합니다 선생님. 저희 담임 선생님이 메시지를 전해 드리라고 하셔서요.”
홀란드 선생님이 말했다. “올본, 목소리 좀 그만 낮춰라. 글로 쓴 메시지냐, 말로 하는 메시지냐?”
홀란드 선생님은 올본의 뜨뜻하게 젖은 손에 들려 주름이 잡히고 축축하게 늘어진 상태로 학교 내부를 돌아다녔던 종이를 받아들고 이렇게 말했다.
올본은 당황해서 자기도 모르게 제자리에서 발을 끌기 시작했다. “모르겠습니다 선생님. 담임 선생님이 말씀 안 하셨습니다.”
“아마 학교 밖에서 들려온 항의일 것이다. 너희들 중에는 해당되는 사람 없겠지?”
홀란드 선생님은 책상 위로 몸을 기울이며 으르렁댔으며, 1x반은 이 포효에 ‘귀때기’를 손으로 닫고 수업에 집중했다.
올본은 조그맣고 축축한 종이를 다시 받아 1x반 교실을 나갔다. 홀란드 선생님은 올본은 그만 잊어버리고, 여러 가지 복잡한 삼각형들을 그려 놓은 칠판 아래에 Q.E.D.라고 썼다.
학교 오케스트라도 지휘하시는 교감 선생님은 안경을 벗고 나서 그것을 갖고 지휘를 하며 학생들에게 말했다.
교감 선생님은 안경을 휘저으며 하고 싶은 말을 강조하고 나서 말을 끊었다.
교감 선생님이 문을 닫고 나가자 홀란드 선생님이 대답했다.
마틴은 현금 출납부에 45초라고 써 놓고 그 아래 빨갛게 선을 그었다. 종이 울렸다. 1x반 모두는 자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베노야 이걸로 뭐하는 거야? 너 내가 계속 지켜봤어. 뭐하는 거야?”
맨 앞줄에 앉아서 뒷사람을 지켜볼 수 있는 학생은 아디슨뿐이었다.
마틴이 금전 출납부를 밀치며 말했다. 하지만 아디슨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렇지만 너는 이걸 영어 시간에도 하고 있었어. 그리고 지리 시간에도. 어제는 목공 수업 때도. 내가 다 봤어. 얘들아, 이거 한번 봐봐.”
다른 아이들이 모여들어 뭐가 문제인지 보러 왔다. 아디슨이 관심을 보이는 것은 그게 무엇이건 보통 난장판으로 끝났다.
아디슨의 단말마에 마틴은 현금 출납부를 집어들며 말했다.
“그래서 어쨌단 말야? 누가 상관이야? 나는 관심없어.”
“그러니? 포브시, 16에서 7 빼면 9가 남지. 노벨 상이라도 주면 좋겠네.”
아디슨이 다시 물었다. “그래서 요지가 뭐야? 아인슈타인이냐.”
조그만 두 눈을 위조 동전처럼 흐릿하게 빛내며 아디슨이 말했다.
그 10펜스를 기억하고 있던 아디슨은 두 학기가 지난 지금도 언젠가 두 배로 따느냐 돈을 전부 잃느냐 하는 승부수를 쓰도록 포브스를 유도할 수 있길 바라고 있었다.
“학기말까지는 몇 달이나 남았잖아. 1주일만으로 해 보자. 다음 주에 49분 낭비한다는 데 난15p 건다.”
포브스는 “40분에 10p 건다.”고 말했고 트라일은 “30분에 30p 건다”고 했다.
“잠깐만. 이거 제대로 한번 해 보자. 베노, 너 언제부터 기록하고 있었어?” 아디슨이 말했다.
“학기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4주 동안 했어.” 마틴이 말했다.
아디슨은 사무적인 태도로 “그럼 한번 표를 보고 연구해 볼까. 2시간 내내 수학 시간이라니 무리네.”하고 말했다.
포브스는 “너는 뭐든지 무리잖아.”하고 아디슨이 못듣게 말했다.
마틴은 금전 출납부를 건네면서도 자신만의 조사가 갑작스레 공공의 것이 되는 것에 반쯤 불안해지고 있었다. 게다가 아디슨의 손에 들어가다니.
“베노가 표를 정리하면 돼. 베노 아이디어니까. 그렇지만 베노는 돈을 걸 수 없어.”
“왜 안되는데?” 이렇게 말한 마틴은 반항적으로 보이고 싶진 않았지만 내심 조금은 안도하고 있었다. 왜냐면 마지막 시간 낭비의 주제가 도박 금지라는 것이 마침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어떤 것이든지 제대로 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아디슨이 말했다.
“마틴이 공식 시간 지킴이를 하고, 포브시는 각 수업마다 끝에 점검하면 되겠다. 괜찮지, 포브시?”
아디슨은 뽐내는 봄 비둘기처럼 자랑스레 부풀어 올랐다. 그가 마틴에게 말했다.
“자, 끝났어. 모두 다 쓴 거야. 이제 옆에 얼마 걸 건지 쓰기만 하면 돼. 펜은 각자 가져와.”
“가만. 우리 모두 같은 액수를 걸어보자. 그럼 더 공정할 거 아니야.”
“맞아, 하지만 이렇게 하면 덜 공정하잖아. 무슨 뜻이냐면, 한 사람이 2펜스를 내고 다 가져갈 수 있단 말이야.”
포브스가 반응했다. “좋아, 우리 모두 2펜스 걸자.”
“지금까지 복잡하게 계산해 놨는데 고작 54펜스 갖고? 나는 1파운드 내려그랬어.”
“난 1파운드 없어. 15펜스 걸꺼야. 그거밖에 없으니까.”
“15펜스밖에 없대두.” 홉킨즈가 다시 말했고 그러자 아디슨이 말했다.
자기 1파운드 지폐를 재빨리 치우면서 아디슨이 이렇게 말했다.
“야, 그래도 이겼을 때를 생각해 봐. 자, 시간을 기록해보자. 트라일이 펜 갖고 있으니 트라일이 먼저 기록해.”
“그럼 똑같이 나오면 어떡하지? 낭비되는 시간과 절약하는 시간이 똑같다면?”
“이긴 사람이 없는 거지. 다르게 될 가능성은 없는 거지, 베노? 절약하는 일은 한번도 없는 거지?”
“그럼 나는 다음 주에 15분을 절약할 거라는 데 건다.”
아디슨의 말에 답하는 사람은 없었다. 저 뒤에서 누군가 중얼거렸다.
존스 선생님이 문틈으로 들여다보며 노려보았다. 존스 선생님이 체육 시간에 경기를 마치고 온 피부에 털이 보였다. 11번 버스를 타고 온 아이들을 탈탈 털다 온 것 같았다.
“너네 여기서 뭐하는 거냐? 30분 안에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 월요일 점심 시간에 30분 간 너희를 잡아둘 거다.”
그렇게 하면 시작도 하기 전에 아디슨이 반 시간 타게 될 것이다. 자기 베팅 슬립을 얼른 보아둔 마틴과 모두들은 흩어졌다. 아디슨 덕분에 13.50파운드가 걸린 내기가 되었다.
“무슈, 시간 좀 보세요, 실부쁠레(불어로 please)?”
마틴이 30초라고 쓰려 할 때 홉킨스가 손을 번쩍 들었다.
“선생님! 교장 선생님이 하신 말씀은 말도 안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말이 될 걸, 홉킨즈. 지금 너가 당장 교장 선생님께 가서 ‘선생님 말씀은 말도 안돼요.’라고 말해 볼래?”
“하지만 선생님,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내려올 때도 오른쪽으로 내려가야죠. 그렇지 않으면 반대쪽으로 올라오는 자기 자신과 부닥치지 않을까요?”
“홉킨즈, 더 잘 설명해 주지 않겠니. 내가 보기는 무슨 물리학 같다.”
홉킨즈는 몸을 돌려서 무릎을 사용하며 다시 계속 동작을 취했다.
“내려올 때도 오른쪽으로 내려가야죠, 왜냐하면 올라올 때는 왼쪽이 오른쪽이 되니까요.”
홉킨즈는 잘난 척 한 다리에 의지해 돌고서 미끄러졌고, 논리적 사고를 대표해 고난받는 사람의 목소리로 책상 아래서 애처롭게 말했다.
마틴은 포브스에게 눈짓을 했고, 포브스는 다섯 손가락을 올리고, 그 다음엔 일곱 손가락을 쳐든 다음에 손가락들을 살짝 움직였다. 마틴은 5분 7초를 써넣었다.
홀란드 선생님은 문 손잡이를 잡고 있다가 답해 주었다.
“아디슨, 나는 관심없다네. 너도 그렇고. 좋은 오후 되어라들.”
홀란드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고 종소리가 멈추기 전에 기어코 교실을 나가 버렸다.
“그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겠습니까 여러분? 산산조각 난 거죠.”
“아디슨, 배우는 것 얘기를 하자면, 너도 이젠 글쓰기를 배워야 하지 않겠니?”
아디슨은 최소한 배울 준비는 갖췄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저 글 써요.”라고 말하며 펜을 공중에서 흔들다가 트라일의 눈과 눈 사이에 공중 잉크 미사일을 맞췄다.
“왜 그 얘기를 했냐면 바로 지금 너의 산수 숙제장이 곱게 펼쳐져 있는 걸 발견했기 때문이야. 혹시 발로 썼니?”
“다음번에는 발을 써보면 어떻겠니? 펜을 좀 잘 잡도록. 아디슨 항의할 필요는 없다. 종이 곧 칠 것이고 너희 모두를 내가 억류할 순 없잖겠니. 자 알라드 선생님께 가라.”
알라드 선생님은 이러면서 말레이의 처절한 열대 기후에서 게릴라 부대가 정글을 설치고 다니던, 아디슨은 누구의 생각 속에조차 없었던 그 좋던 날들을 행복하게 이야기했다.
“저 생각 되었거든요” 하고 기분 상한 아디슨이 말했다.
“아디슨, 나는 아디슨 네가 계획대로 태어난 게 아니라고 믿고 싶다. 만약 그런 계획이 있었대두, 그건 아마 전략적 오류였을 거다. 자 모두들 교과서를 펴자.”
게이츠 선생님은 오소리를 쫓아가는 닥스훈트 개처럼 자료 캐비닛 속을 바닥까지 뒤지며 말했다.
“이거 흥미로운데. 백묵이 없네. 막대도 없고 토막도 없고 한 푼도 없어. 여기 백묵 담당자가 누구냐?”
“지난 주에는 반 상자가 남았어요. 리버 선생님 수업에 몇 개 빌려드렸기 때문에 기억합니다.”
“지금은 텅텅 비어 있네. 빨리 어디 가서 빌려오너라. 어서어서.”
“문에 머리를 끼워 보지 그러냐, 더 그럴듯하게. 좋아 여러분, 여러분은 교과서의 해당 장을 다 읽고 있어라.”
“선생님, 반은 비었다는 말과 반이 찼다는 말이랑 무슨 차이가 있나요?”
“얼마나 차 있으면 좋을까 하느냐에 달렸지. 위스키 반 병이면 반이 차 있는 것이고, 김빠진 맥주면 반은 빈 거고.”
“리버 선생님도 없다셔요 선생님. 리버 선생님도 우리 반에 빌릴려고 누구를 보내려고 하셨대요.”
“그래? 그럼 다른 데 가서 물어봐봐, 럭허스트. 너의 유명한 뇌를 써 봐.”
“그래? 그럼 뇌 대용으로 뭔가를 사용해서 제발 분필을 찾아와라. 벌써 5분이나 지났어.”
이렇게 말하는 포브스지만 사실은 수업 시간 처음부터 시계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이 4분19초는 럭허스트가 미술실에서 3센치미터짜리 핑크색 파스텔 크레용을 빌려서 돌아오기 전까지 6분2초로 늘어났다.
“아주 예쁘구나. 정녕 이것이 네가 빌릴 수 있는 전부란 말인가?”
럭허스트가 이렇게 말하는 건 사실을 말하는 것임을 다른 사람들도 알 수 있었다. 럭허스트는 명백히 화가 나서 이성을 잃고 있었다.
오후 출석 부르는 시간까지 분필 얘기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1x반은 선생님 책상 앞에 앉아서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대는 홀란드 선생님을 마주했다.
“아디슨, 에인슬리, 빌, 베도우스, 베넷, 챞맨, 크로우, 포브스, 홉킨즈 – 그래 너 홉킨즈. 분필 먼지가 재킷에 가득하구나. 뭐 한 거니?”
“그랬니, 홉킨즈? 네 옷에 분필이 묻어 있다는 것이 오늘 오전 쉬는 시간 이후에 우리 교실을 포함한 일곱 교실에 분필이 없었다는 것과 어떤 관계도 없다는 거지? 응?”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 반은 분필 있어요. 선생님 책상 서랍 속에요.”
“게이츠 선생님이 오늘 아침에 여기와 비품 캐비닛 어디서도 분필을 못 찾았다는데?”
포브스가 도움이 되기 위해 말했다. 출석부는 반이나 남았는데 종은 7초 있으면 울릴 예정이었다.
“그런 것 같진 않은데. 그냥 죽은 척 하는 거겠지. 내가 듣기로 토요일에 낚시가고 있단다. 럭허스트, 린치, 만켈로우…”
마틴은 자기 생물 서류철로 앞을 가리며 홉킨즈에게 쉭쉭 야유했다.
“이봐 홉포, 너가 그렇게 자극하면 아디슨도 자극받는단 말이야. 괜히 손댈 필요 없잖아. 우리는 언제나 모으는 시간보다 낭비하는 시간이 많아. 아디슨이 이길 일은 없어.”
“직접 물어봐라. 그리고 나는 우리 모두를 위해 행동하고 있는 거야. 나뿐만이 아니라.”
존스 선생님이 음악적인 웨일즈 억양 목소리로 말하며 나타났다.
“수다는 그만하자 얘들아. 안 그러면 너희들의 머리를 서로 부딪쳐 주겠다.”
홉킨즈가 답으로 쪽지를 보내왔다. “내가 안 그랬으면 6분27초가 되지 않고 4분19초에 머물렀을 거야.”
마틴이 쪽지에 “펠링액은 어쩌고?”라고 써서 다시 보냈다.
마틴은 아주 예의바르게 “낙서하고 있었어요, 죄송합니다 선생님.”하고 대답했다.
‘아디슨, 그 방광 가만히 놔두지 않으면 네 팔을 뽑아서 때려주겠다.”
“선생님, 침으로 삼투를 하면 어떻게 되는지 궁금했을 뿐이에요.” 아디슨이 말했다.
존스 선생님은 위협을 띤 켈트족의 시선을 드리우며 아디슨에게 성큼 다가갔다.
“저 선생님은 정신병원에 다니게 될 거야. 그런 걸 다 억누르고 살다보면. 언젠가 미쳐서 누군가를 반으로 잘라 버릴 거야.”
“선생님의 손을 잘 봐. 광기의 두 번째 지표는 손바닥에 털이 나는 거래.”
포브스는 수염이 나지 않은 자신의 회색 손바닥을 살펴보며 “첫번째 지표는 뭔데?”하고 물었다.
홉킨즈가 능글맞게 웃으며 말하길 “털을 찾는 게 첫 단계지”
포브스가 심술궂게 말했다. “선생님이 누군가를 반토막 낸다면 그건 너여야 해. 사실을 말하자면 너일 가능성이 높아.”
아디슨의 손이 올라갔다. 존스 선생님은 스스로에게 이 바보, 하고 말했다.
아디슨이 우쭐해서 말했다. “1번부터 6번까지는 왜 안하나요, 선생님? 저는 1번부터 6번까지 하고 싶은데요.”
“그럴 수 있겠지만, 1번부터 6번까지는 점수를 매기고 싶지 않다. 숙제는 전처럼 금요일 오전에 제출하면 된다. 교재를 치워라. 종 쳤다. 줄 서.”
“난소요, 선생님. 교재를 덮다 보니 색인에 그 단어가 보여서요.”
“그건 삼투와는 관계 없다. 그리고 어느 사전에나 찾아보면 나올거야.”
존스 선생님은 덫에 걸린 기분이었다. 다음 버스는 5시 10분 전에 도착했지만, 질문에 답을 안 할 수가 없었다.
“디 오벌은 달걀 모양이기 때문에 오벌(oval)이라고 부르는 거다. 오붐(Ovum)은 라틴어로 알이다. 줄 서 아디슨.”
아디슨이 끈질기게 물었다. 마틴과 포브스는 자기들의 시계들 너머로 침울한 눈길을 주고받았다.
아디슨이 말했다. 홉킨즈는 개입하기로 결정했다. 먼저 운 없는 존스 선생님께 두려움과 연대를 담은 눈짓을 했다.
존스 선생님은 “고맙다, 홉킨즈, 얘들아 너희는 교실을 나가도 된다.” 하며 문 앞에 가장 첫번째로 줄을 섰다.
아디슨이 쏘아붙였다. “그 펠링 용액병은 누가 떨어뜨렸는데? 그건 사고가 아니었지? 흥”
마틴은 자전거 주차장에 포브스와 함께 가서 서로 기록을 비교해 봤다.
포브스는 “홉포가 그 병을 일부러 떨어뜨린 것 같아?” 하고 마틴에게 물었다.
“아니. 만약 그랬다면 얼간이였겠지. 우리 모두 펄쩍 뛰었던 3초간을 빼면 그렇게 해서 우리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거든. 3초를 기록할 순 없지. 그리고 홉킨즈 혼자 치워야 했어.”
“오늘은 이십일 분인데 나쁘지는 않아 – 사실은 환상적이야 – 그런데 11분이 절약됐어. 끔찍하지. 어쩌면 그 3초를 세어야 될래나봐.”
“아디슨이 별난 질문을 하는 게 문제야. 문제는 그 질문들이 하나만 있으면 일이분 정도 걸리는데 다 합한다면….”
“둘 다 못 이기고 있어. 홉포는 49분 낭비하는 데 돈을 걸었지만, 선생님을 죽이거나 하지 않는 한 이기진 못할 거야.”
“맞아, 하지만 아디슨은 15분 절약할 것이라는 데 돈을 걸었어. 베노, 이거 말해 줄까. 아디슨은 자기만의 계획을 갖고 있는 거야”
“응,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하지만 아디슨과 홉포가 이런 식으로 계속하면 시간 절약과 낭비가 비겨서 아무도 이기지 못할 거야.”
“금요일까지는 시간이 어떨 것 같아? 모든 수업 시간이 30분 남겨두고 늦어지고, 절대로 끝나지 않을 거야.”
“그럴 필요 없어. 우리 반 애들 나머지가 우리한테 불을 놓을 거야. 특히 나. 나 때문에 시작된 거잖아.” 마틴이 말했다.
“내가 와서 불 꺼 줄게” 포브스가 위로하는 말투로 말했다. 마틴은 엷게 미소지으며 생각했다. 최소한 친구 하나는 생겼구나.
“종유석은 천정에서 내려오고, 석순은 바닥에서 올라오지.”
수업 종료 종이 울리기 시작하는 바로 그때 아디슨이 “전쟁포로 수용소들하고 관계가 있나요?”라고 물었다.
“절대 아냐!” 반 전체가 아디슨을 향해 마주 소리쳤다.
아디슨이 신뢰하는 눈길로 말했다. “선생님. 아시잖아요. 슈탈락 루프트(Stalag Luft; 슈탈락은 독일의 포로수용소였음)하고 슈탈락 마이트(Stalag Mite)라니,”
리버 선생님은 말했다. “좋은 아이디어지만 틀렸다. 아디슨, 너의 사전을 이리로 가져오면 설명해 줄게. 너희들 나머지는 수업 끝이다.”
홉킨즈가 교실을 나가면서 아디슨에게 고소한 물음을 던졌다.
점심 시간에 트라일이 “우리 스타콜라이트(stacolites)를 만들자.”하고 얘기했다. 럭허스트가 대꾸했다.
“종유석(stalactite)이야. 만들다니 무슨 소리야? 선생님이 수백만년인가 걸린다고 그랬잖아.”
포브스는 반농담으로 “여봐라, 여봐라, 여봐라, 이게 다 무언가.”하고 말을 던졌다. “이게 누구 머리 위로 내려올 건데? 우리는 1교시에 여기 없어.”
“없지. 5학년들이 여기서 반즈 선생님의 수업을 듣지.”
누군가 “어떻든지 트라일, 내려오지 않을 거지?” 라며 키득거렸다.
트라일도 마주 키득거렸다. “몽땅 내려오지는 않지. 포브시, 나무 대팻밥이 문제야. 풀리면서 내려오거든.”
“너네들 제정신이니? 머리가 돌았어? 반즈 선생님이 저게 다 내려오는 걸 보면 무슨 일이 일어날 건지 아니? 선생님이 누가 붙여 놨는지를 알아챌 거라구.”
“그럼 어때서? 나는 우리가 그때 여기서 그 장면을 볼 수 있으면 좋겠는걸. 혹시 그 때 선생님이 나를 메시지 전달하러 이 교실로 보낼 수 있을까?”
마틴은 종유석들 주위에 젖은 부위가 번져가는 것을 보고서 이렇게 말했다.
“아, 그랬어? 그럼 반즈 선생님이 뭘 할지 생각이나 해 봤니? 여기 서서 수를 세고 있을까? 선생님은 트라일 너를 잡아 죽일 듯이 굴 거라구. 알겠니 트라일?”
트라일이 따졌다. “누가 날 일러바칠 건데? 너하고 네 친구들?”
이 말에 포브스는 온 몸을 던져 머리를 책상에 쿡 박았다.
포브스는 양손 주먹으로 책상 뚜껑 위를 두드리며 신음했다.
“상상이 가. 트라일 너는 홉포보다도 못하다. 제정신이 아니야.. 박쥐머리.. 얼간이.. 말린 양파..” 포브스는 말을 잇지 못했다.
마틴은 자신도 모르게 포브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너라면 어서 뾰족한 대를 가져와서 저것들을 쿡쿡 찔러서 내릴 거야. 자 시간이 없어. 종이 울리기 전에 3분 밖에 안 남았어.”
럭허스트는 바로 창에 걸쳐 있는 창대를 가지러 갔다. 트라일이 덧붙였다.
포브스는 “홉포가 안 보아서 다행이다. 홉포가 봤다면 칠판을 어디 갔다놔서 만회했을지 몰라.”
포브스가 속삭였다. “더 나빴을 수도 있어. 종유석이 천장에 있었다면 선생님은 우리를 방과 후에 남게 하거나 그럴 수도 있었어. 오늘 목록은 어때?”
“반즈 선생님, 조금만 시간을 내 주실 수 있을까요?”
“1x반의 생물 숙제를 못 찾겠는데 여기 누가 아는 사람 있을까요?”
반즈 선생님이 물었다. “그럼, 교무실까지 갖다 놓은 사람이 누구지?”
존스 선생님이 “지금 그 자리에 없는데.”하고 말했다.
“혹시 다른 선생님들 중 한 명이 실수로 가져가시지 않았을까요?”
존스 선생님이 말했다. “이미 물어 보았다. 어쨌건 생물 숙제를 갖고 가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누가 가져가겠니?”
홉킨즈는 보러 갔다가 빈 손으로 돌아왔다. “없어요, 선생님.”
그러나 쉬는 시간 종이 울릴 때 존스 선생님은 이 자리에 다시 와 있었다. 그는 작고 위험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샅샅이 찾아봤는데, 못 찾았다.” 이때 선생님은 홉킨즈를 보았다. “그 누군가가 공책이 어딨는지를 기억하기 전까지 아무도 교실을 못 나간다.” 존스 선생님은 문 쪽을 막아섰다.
1x반은 홉킨즈의 건망증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 조용히 궁금해 하며 앉아 있었다. 홉킨즈가 실토하기 전까지 점수는 다시 16점으로 내려갔다.
홉킨즈는 깨진 목소리로 말했다. “선생님 방금 기억나는데요, 공책을 가져갈 때 책상 뚜껑 속에 있던 찬송가 책을 가져오러 다시 왔어요. 제 생각엔 제가- 제가-”
아이들도 떠났다. 탈의실 가는 길에 홉킨즈를 두들겨 패러.
”너 왜 그랬어? 너도 알잖아 네가 이기긴 틀렸다는 거.“
럭허스트가 말했다. ”하나도 안 고맙다. 아디슨이 포기했다고 생각하니? 이 빌어먹을 돌림병환자야.“
홉킨즈가 말했다. ”누가 내 친군지 알게 되어서 기쁘군.“
”이미 경고했다. 그리고 그 경고는 가짜가 아니었다. 오늘 너희들은 이래저래 내 시간을 충분히 낭비했다. 알겠지? 모두 한시까지 내 방에 대령하도록. 트라일, 포브스, 편먹어라.“
“선생님 너무해요.” 트라일이 중얼거렸다. “아아아아아악!”
“아이구야, 트라일 너의 불쌍한 머리를 내가 팔꿈치로 건드렸던가? 미안하구나.”
홀란드 선생님은 방 앞쪽으로 돌아가서 교사용 책상에 앉았다. 올본이 다시 들어와서 메시지를 전했다.
“시험을 멈출 필요는 없다 얘들아. 내가 외워서 너희들 시험 끝나면 다 들려줄게. 가져가라 올본.” 홀란드 선생님이 말했다.
1교시가 끝나서 홀란드 선생님은 잠시 멈춤을 말한 다음 시험지를 모아 가져갔다.
홉킨즈는 아주 길고 깔끔한 메시지를 희망하며 홀란드 선생님께 물었다. “선생님, 메시지 내용은 뭐였나요?”
홀란드 선생님이 말했다. “월요일 관현악단 연습이 취소됐단다. 홉킨즈 너랑은 상관 없지?” 선생님은 돌아서서 칠판에 갓 잡아올린 생선 같은 불행의 증거를 입증하기 시작했다.
웃기는 질문들과는 상관없이 수업 시간은 끝이 나고 마틴은 교사용 책상 옆으로 다가갔다.
“정말 그렇구나, 베넷. 나도 지금 읽고 있었다. 설명 좀 해 줄래?”
마틴은 “선생님?”이라 대답하며 교실을 나가고 있는 반 아이들을 자신이 아픈 것처럼 돌아보았다. 아디슨은 우쭐해 보였고 홉킨즈의 얼굴은 연한 초록색이 되어 있었다.
시간이 절약되는 방법에 대해서는 표에 나와 있지 않았다. 마틴은 홀란드 선생님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물론 그렇겠지. 존스 선생님이 지난번 오전의 절반을 숙제장을 찾느라 할 수 없이 돌아다닌 것은 점심 시간에 너희 반을 방과 후에 두어야 했던 사실과도 관계 없는 거고?”
부인해도 소용없었다. 아디슨의 아빠는 이스트 켄트 전자 회사였다.
“그렇다 이거지.” 홀란드 선생님은 목록을 보며 얼굴을 찌푸렸다.
“아니오, 선생님.” 마틴은 모처럼 진실을 말하게 되어 기뻤다.
“그런 일은 전혀 없었구. 베넷, 그냥 호기심으로 물어 보는 건데 그럼 지금 이 시점에 한 사람의 승자와 상금 사이에 17분이 걸려 있다는 거냐?”
“베넷, 이 웃기는 상황을 멈추도록 하자. 너한테 다른 애들을 밀고하길 바랄 순 없지만, 너는 개인적으로 얼마 걸었니?”
“넌 참 별로인 물주구나, 베넷. 벽시계를 관찰하고 기록은 전혀 안 해야 진짜 물주지. 이제 신의 손길만이 너를 구해내겠구나, 베넷. 지진, 번개, 또는 학교가…”
“아이고 저리 가라, 우울한 젊은이여. 나중에 보자구.”
홀란드 선생님은 주머니에 시험지들을 구겨넣고 한 손에 시간낭비 표를 갖고 쿵쾅거리며 교무실로 떠나버렸다.
포브스가 말했다. “너 말 한 거 없어. 다 들었는데 넌 3급이야.”
“모르지. 자 우리가 쫓겨나기 전에 빨리 밖으로 나가자. 선생님이 그걸? 좀더 빨리 멈췄어야 하는데.”
“즐거워 하고 있을 거야. 지금 멈추면 좋은데. 앗! “ 포브스는 멈춰섰다.
포브스가 말했다. “애들 중 반이 아디슨을 돕고 있었어. 아디슨이 이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기 전까지는.”
“다른 절반은 홉포를 돕고 있었지. 당연히 지금은 홉포를 패고 있지만.”
포브스는 말했다, “아디슨을 패는 애들은 없어. 왜일까? 종이 울릴 때까지 휴대품 보관소(cloakroom)에 가 있자.”
“털이라고! 나는 수염이 땅에 끌릴 만큼 길게 났어. 발바닥에도 털이 났어. 갑자기 가장자리를 둥글게 해 놓고 있지. 저기 봐, 운동화 끈이 아냐. 저건 콧수염이야.”
“홉포를 패주면 무엇하나. 한 달에 한 번은 패는데. 홉포는 그래도 멈추지 않아.”
“아디슨이 아니라면 홉포는 아무 일도 안 했을 거야. 월요일에 패줌 당할 사람은 홉포가 아니라는 데 내 돈을 건다.”
“선생님은 자신이 얼마만큼을 알고 있는지 몰라. 내 생각에 선생님은 아주 못된 일을 할 거 같아.”
“그 못된 일을 한 다음에. 그리고 선생님은 네시까지는 그런 일을 하지 않을 거구. 내 생각에 선생님은 우리를 긴장시키는 무언가를 할 거야.” 마틴이 말했다. 종이 울렸다.
정확히 4시 17분 전에 종이 울렸으며 종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홀란드 선생님의 미소는 가히 섬뜩한 기색을 띠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말했다.
“이런 이런 어쩌나. 화재경보네. 얘들아 조용히 줄서서 나가 아래쪽 운동장에 모여라. 아디슨 기운내라. 우리의 끔찍한 수학 시간을 넌 이제 안 들어도 되겠구나. 운좋은 녀석!”
마틴은 포브스를 응시했다. 화재경보? 마틴의 두뇌는 종이 쓰레기가 가득한 어느 구석의 쓰레기통에서 걸레 한 더미가 타오르고 있는 모습을 상상했다.
포브스는 답하지 못할 정도로 활짝 웃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포브스는 고개를 저었다.
홀란드 선생님은 유쾌한 어조로 말했다. “베넷 말 좀 그만해라. 독가스를 흡입할 수도 있으니까. 저기 맨 앞에 있는 애 너는 어디 가고 있니?”
“아래쪽 운동장이요. 게시판에 보면 오른쪽으로 돌아서 아래층 운동장으로 나가야 한다고 쓰여 있어요.”
“게시판? 이런, 지금은 비상시란다. 계단에는 불이 붙어 있어.”
“내가 계단에 불이 붙었다고 하면 불이 붙은 거다. 젊은이여, 왼쪽으로 회전하거라. 불타는 계단으로부터 멀어지는 거다.”
“하지만 저희는 벌써 아래층이잖아요. 어서요, 선생님. 지난번에는 가장 늦었다는 이유로 다른 반과도 일이 꼬였었잖아요.”
“왜 우리는 세면기(wash basin)들을 돌아서 가고 있나요?”
“물에 가까이 가는 거지. 기초적인 거야, 애처로운 홉킨즈야. 럭허스트, 다시 돌아라. 홉킨즈, 네가 이걸 생각하지 못한 것에 솔직히 놀랐다.
“뭘 생각하지 못했는데요, 선생님?” 홉킨즈는 선생님이 자꾸 자신을 괴롭히려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화재 경보 말이다, 홉킨즈. 너가 할 만한 일인 것 같은데. 아디슨은 감히 접근하지도 못했을 거다. 자, 연기와 화염 속에서 내게 나타난 이 얼굴은 누구의 예쁜 얼굴인가?”
존스 선생님이 롤러타월(roller towel)들을 확인하며 이렇게 말했다. “알렉스, 도대체 뭐 하고 있는 건가요?”
“우리는 연기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고 있어요. 출구를 안내해 줄 수 있나요?”
존스 선생님이 대답했다. “교장 선생님이 운동장에서 열변을 토하고 있는 중이에요. 교장 선생님은 기존에 세운 기록을 10초 당기고 싶어하시죠.”
“교장 선생님은 기다리셔야 합니다. 아디슨, 우리는 또 다른 기록에서 17분을 잘라내야 하지 않니?”
포브스가 중얼거렸다. “홀란드 선생님 성함이 알렉스인 줄은 몰랐어.”
“말 좀 그만해라, 포브스. 숨막혀서 죽겠다. 1x반 어서 가자. 존스 선생님의 안내를 받아! 오늘은, 너희들은 죽지 않을 것 같구나. 아직까지는.”
화재 대피 훈련은 4시 3분 전에 끝났고, 학생들이 흩어지는 시각에 홀란드 선생님은 1x반 아이들에게 몇 마디 하겠다고 했다. 선생님은 말했다.
그들은 모두 갔다. 또 벽에다 홀란드 선생님에 대한 예의없는 낙서를 쓰기 위해 자전거 주차장으로 향한 아디슨은 예외였다. 마틴과 포브스는 홀란드 선생님께 갔다.
“학기마다 화재 피난 훈련이 있단다. 내가 너 따위 때문에 화재 경보를 마련했다고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신의 손이다, 베넷. 존스 선생님이 화재 피난 훈련을 담당하고 있단다.”
마틴과 포브스는 의미로운 눈길을 주고 받았다. 홀란드 선생님과 존스 선생님은 교무실에서 쪽지를 주고받은 것뿐만이 아니었다. 둘은 서로 호감을 가졌다. 둘은 친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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