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대전. 한 건물의 2층부터 4층까지 차지한 이 모텔은 사실상 호텔 수준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네*버에서도 리뷰가 평판이 자자하다.
오늘 밤에는 심야에 게임하는 알바 소년과 모텔을 운영하는 할아버지의 손녀가 스마트폰으로 각자의 게임 상황까지 봐줘 가며 모텔을 관리했다. 모텔 프론트는 급한 알바로, 한시간 만오천원에 새벽 6시에 마감했다 소녀와 소년이 둘 다 같은 도장에서 호신술을 했으며 키도 크고 새벽잠도 없는 편이라 할아버지가 믿고 맡겼다.
소녀는 캐릭터 모양이 작고 동그란 ‘동글동글’을 했고, 소년은 빨리 운전면허를 따고 싶어서 주행 시뮬레이션 ‘빨리타’를 하고 있었다.
승강기가 열리고 두 여남 손님이 헐레벌떡 들어왔다. 1박을 원한다고 했다. 소녀는 PC 예약시스템으로 두 사람을 3층 뷰 좋은 객실로 보냈으며, 소년은 내일의 청소원 할머니께 문자를 보내 내일 그 방을 청소해 달라고 부탁드렸다.
손님들이 캐리어를 갖고 객실로 올라간 뒤 둘은 게임을 바꿔 해 보는 모험을 했다. 소녀는 주행 시뮬레이션에 과몰입 되서 몸을 이리 저리 기울이며 쏠림현상을 보이고 있었다. 꽤나 오래 전 동글동글을 해 본 소년은 스마트폰으로 최신 업데이트된 동글동글을 조금 해 보고 너무 달라서 충격을 느꼈다. 소녀는 외사촌들과 함께 동글동글 하면서 서로 소감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젊은 여성 세명이 드루왔다. 알고보니 성심당과 스카이로드 등 랜드마크를 다녀가려 여행 왔는데 밖에 비가 많이 와서 펜션 예약 취소하고 급한 대로 조식제공 한다는 여기 들어왔다고 했다.
모텔 프론트에는 창이 없었다.
“어, 밖에 비 와요?”
둘이 한입으로 놀랐다.
세 손님이 올라간 후 소년이 계단으로 내려가 밖에 나오자 소나기 수준 이상 폭풍우가 장난이 아니었다. 소년이 다시 돌아오고 둘은 프론트 예약 시스템을 켜 놓은 PC로 낼 날씨를 검색해 보았다. 오늘 밤과 똑같은 비와 바람이었다. 둘은 우산이 없었다.
아무튼 둘은 다시 게임 삼매경에 빠졌다
문득 소녀가 게임을 잠깐 쉬고 프론트에 할아버지가 갖다 놓으신 화분들을 구경하다가 물 줘야겠다며 화분 두 개를 갖고 화장실로 향했다.
소년이 자기 스마트폰으로 잘 찾아보니 생각보다 전의 동글동글에 비해 기초공사는 잘 유지되고 있었다. 소년은 힘을 냈고 현재의 동글동글이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소녀는 여자화장실에서 화분에 수돗물을 주고 있는데 자꾸 냄새가 나서 한 부스를 열어 보니 똥이 가득했다. 어마마 비명소리에 달려온 소년이 팔을 걷어붙이고 뚫기 시작했다. 이때 소녀는 소년이 멋있다고 생각했다.
화장실을 뚫은 둘 사이에 어느덧 말도 트인다.
여기서 잠깐!
둘다 고등학교 갓 졸업했고 소년은 대학에 붙어 새터에 다녀왔다. 소녀는 재수를 시작했으며 철학적 두뇌가 뛰어나서 베르그송을 읽고 있다.
뚫고 나서 소녀가 말한다.
”야야, 너 대단하다. 집에서도 너가 뚫어?“
”주로 그렇지. 엄마는 못 하셔. 게임이나 하러 가자. 동글동글을 내가 왜 죠아하는지 얘기해 줄게”
알고보니 소년의 눈이 안 죠은 여자친구가 동글동글을 어려서부터 죠아했으며, 지금은 눈이 너무 안 죠아져서 그것마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소년은 말해 주었다. 그리고 말했다.
“다행히 한 달 있다 눈 수술이 잡혔어. 서울 큰 병원에서.”
“어머 다행이다 잘 됐으면 좋겠다. 면허 따면 여친 차 태워줘!“ 조금은 아득한 분위기와 투로 소녀가 말했다.
소녀는 한 달 하고 3일 있다가 운전 면허를 땄으며 밥 사겠다는 소년의 문자로 소년을 애슐*에서 만났다. 미트볼과 샐러드를 듬뿍 담은 접시를 식탁에 놓으며 소녀가 생각나는 것을 물었다. “여친 수술은 잘 됐어?” 소년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응, 수술은 잘 됐는데, 그애랑 헤어졌어.” 소녀는 순간 놀라움과 반색을 참고 “왜?” 하고 말했다. “아, 그때까지 나는 그애가 아팠기 때문에 그애를 위해주려는 보호본능을 보인 거였더라구. 수술이 끝난 후 그애가 눈을 반짝이며 나를 쳐다볼 때 알고 말았어. ‘얘는 내 반려자가 될 사람은 아니다.’ 눈 수술해서 나으니까 감정도 떠난 거야.”
소녀가 못참아 말했다. “야 우리 나이가 무슨 반려자야?”
소년이 말했다 “왜 그래? 난 진심이야.“
그리고 나서 소년은 웃으며 말했다 “사실은 안 그래도 내 진심 때문에 여기서 만나자고 한 거야. 요전날에 내가 모텔 화장실 뚫을 때 난 너가 날 맘에 둔 걸 알았어.”
“뭐? 어떻게?”
“난 감이 좋거든.”
하며 소년은 식탁 너머 소녀의 한쪽 볼을 한 손으로 살짝 두드렸다.
소녀가 물었다.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무슨 게임해?” 소년이 대답했다. “’농사 시뮬레이션. ’싹채*’라고 있어. 면허 딴 뒤로 ‘빨리타’는 졸업했지!”
“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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